Korn Ferry가 2025년 10월 발표한 2026년 인재 확보 트렌드 조사에서 글로벌 talent leader의 84%는 2026년에 AI를 채용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같은 자료는 1,674명의 외부 글로벌 인재 리더와 230명의 Korn Ferry 전문가 조사를 기반으로, AI 도입이 단순한 채용 자동화가 아니라 엔트리 레벨 채용, 리더십 공급, 근무방식 경쟁력까지 흔드는 변수라고 짚었다.
SHRM도 2026년 Talent Trends 자료에서 2,094명의 HR 전문가 조사를 근거로 68%가 풀타임 직원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발표했다. 2026년 글로벌 채용의 먼저 봐야 할 부분은 “AI를 쓰는가”가 아니라, 자동화로 빨라진 선발 환경에서 어떤 인재 파이프라인을 남기고 어떤 판단 기준을 강화할 것인가로 이동하고 있다.
AI 도입률이 높아질수록 채용 책임은 더 넓어진다
Korn Ferry 조사에서 84%라는 AI 활용 계획은 채용 기술이 실험 단계를 넘어 운영 기본값으로 들어왔다는 신호다. 하지만 같은 발표는 임원들이 AI 전환을 이끌 준비가 충분하다고 답한 비율이 11%에 그쳤다는 점도 함께 제시했다. 도구 도입 속도와 조직의 의사결정 준비도 사이에 간격이 있는 셈이다.
이 간격은 HR이 다뤄야 할 책임 범위를 넓힌다. 채용팀은 AI가 추천한 후보자 순위나 자동화된 서류 검토 결과를 그대로 사용하는 데서 멈출 수 없다. 데이터 입력 기준, 평가 제외 조건, 후보자 이의제기 경로, 최종 판단 주체를 문서로 남겨야 한다. 채용 리드타임 단축만을 KPI로 삼으면 빠른 선발은 가능해도, 편향·설명·후보자 신뢰 문제는 나중에 더 큰 비용으로 돌아올 수 있다.
엔트리 레벨 축소는 비용 절감보다 리더십 공급 문제로 돌아온다
Korn Ferry는 기업의 43%가 AI로 일부 역할을 대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체 대상은 운영·백오피스가 58%, 엔트리 레벨이 37%로 제시됐다. 단기적으로는 반복 업무 자동화와 인건비 효율화가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보고서는 엔트리 레벨 채용 축소가 장기 리더십 파이프라인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채용 관점에서 이 수치는 단순한 인력 감축 신호가 아니다. 주니어 포지션은 일을 배우는 자리이면서 동시에 조직의 업무 언어, 고객 이해, 협업 규칙을 흡수하는 통로다. AI가 초급 업무 일부를 가져가더라도 조직은 대체 학습 경로를 설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주니어 채용 수를 줄이는 조직이라면 내부 순환, 프로젝트 기반 과제, 멘토링 시간, AI 보조 업무의 검수 역할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2026년의 비용 절감이 2028년 이후의 중간관리자 공백으로 나타날 수 있다.
AI 에이전트가 팀원이 되면 직무 정의부터 바뀐다
Korn Ferry 자료에서 리더의 52%는 2026년에 autonomous agent를 팀에 추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일부 조직은 이미 HR 시스템 안에서 AI 에이전트의 employee record를 만들고 있다는 설명도 담겼다. 이는 AI가 채용 도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팀 구성의 한 단위로 취급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이 변화는 채용공고의 직무기술서에도 영향을 준다. “어떤 사람을 뽑을 것인가”라는 질문은 “사람과 AI가 나눠 맡을 업무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바뀐다. 반복 리서치, 초안 생성, 후보자 커뮤니케이션, 일정 조율을 AI가 맡는다면 사람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검증, 우선순위 판단, 이해관계자 조율, 윤리적 판단으로 이동한다. 채용팀은 직무기술서에 AI 사용 가능 업무와 사람이 최종 책임을 지는 업무를 분리해 적어야 한다.
스킬 기반 채용은 기술명보다 판단 역량을 묻는다
Korn Ferry 조사에서 잠재 후보자를 평가할 때 73%가 비판적 사고를 1순위로 꼽았고, AI 관련 스킬은 5위에 머물렀다. SHRM 조사에서도 80%의 HR 전문가가 판단, 의사결정, 복잡한 문제 해결, 시간관리 등 시스템·자원관리 스킬을 갖춘 후보자를 찾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했다.
이 결과는 2026년 스킬 기반 채용이 기술 스택 목록을 늘리는 방식으로만 가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생성형 AI 사용 경험”이라는 문구만으로는 후보자의 업무 판단력을 검증하기 어렵다. 선발 과정에는 과제의 목표를 재정의하는 질문, 제한된 정보에서 우선순위를 정하는 상황, AI가 만든 결과를 반박하거나 수정하는 장면이 들어가야 한다. 면접관 교육도 달라져야 한다. 면접관은 후보자가 어떤 도구를 썼는지보다, 근거를 어떻게 확인했고 어떤 리스크를 남겼는지를 물어야 한다.
근무방식은 복지가 아니라 모집 가능 인재풀의 크기다
Korn Ferry 조사에서 52%는 사무실 복귀 의무가 채용을 방해한다고 답했고, 73%는 원격 역할이 더 채우기 쉽다고 응답했다. 2026년 글로벌 채용에서 근무방식은 보상 패키지의 부가 조건이 아니라, 애초에 접근 가능한 후보자 풀을 결정하는 구조적 변수로 작동한다.
이 지점은 채용 브랜딩의 언어도 바꾼다. “유연근무 제공”이라는 문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후보자는 팀의 회의 리듬, 비동기 의사결정 방식, 성과평가 기준, 온보딩 방식까지 본다. 채용팀은 원격·하이브리드 포지션의 충원 속도, 오퍼 수락률, 입사 후 90일 적응 지표를 사무실 중심 포지션과 비교해야 한다. 근무방식의 효과를 감으로 판단하면, 채용난의 원인을 보상·브랜드 문제로만 오해할 수 있다.
한국 HR이 가져와야 할 질문은 도구보다 인력 구조다
Mercer의 Global Talent Trends 2026은 16개 지역과 16개 산업의 임원·HR 리더·직원·투자자 약 12,000명을 조사해 인간 역량과 자동화의 결합을 주요 의제로 제시했다. Deloitte의 2026 Global Human Capital Trends도 89개국 9,000명 이상의 비즈니스·HR 리더 조사와 50건 이상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AI 전환에서 인간 중심 접근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한국 기업이 이 흐름을 적용할 때 먼저 볼 것은 AI 채용 솔루션의 기능 목록이 아니다. 엔트리 레벨 채용을 얼마나 줄일 것인지, 줄인다면 대체 학습 경로를 어디에 만들 것인지, AI가 만든 평가 결과를 누가 검토할 것인지, 원격·하이브리드 조건이 후보자 풀을 얼마나 넓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2026년 채용전략 회의의 핵심 지표는 채용 소요기간, 후보자 전환율, 오퍼 수락률, 입사 후 90일 적응률, 주니어 포지션의 내부 성장률을 한 화면에서 비교하는 데서 출발할 가능성이 크다.
HR이 다음에 봐야 할 방향
이 글의 결론은 제도를 하나 더 만들자는 뜻이 아닙니다. 지금 필요한 일은 이 이슈를 조직의 운영 기준으로 옮기는 것입니다.
작게 시작한다면 한 가지 질문이면 충분합니다. 이 변화가 채용, 성과관리, 학습, 보상 중 어디의 의사결정을 실제로 바꾸는가. 그 답이 분명할수록 HR의 일은 보고서가 아니라 현장의 기준에 가까워집니다.





